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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그래도 떡볶이는 먹고 싶었다.

이 문장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마음이 멈췄다. 너무도 솔직한 감정이 담긴 이 한 문장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다. 모든 것이 버거워지고,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날들.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다 내려놓고 싶은 기분이 드는 순간들.

하지만 그런 날에도 이상하게 좋아하는 음식은 먹고 싶다. 그게 아이스크림이든, 치킨이든, 혹은 이 책의 제목처럼 떡볶이든. 완전히 무너지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작은 즐거움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그 묘한 상태.

"나는 정말 죽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너무 지쳐서 쉬고 싶은 걸까?"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진다.

나를 알아간다는 것 – 정신과 상담의 기록

이 책은 정신과 상담을 받는 저자의 솔직한 기록이다. 저자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으며, 스스로를 이해하려 애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아가는 것들을 우리와 공유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나도 정신과 상담실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이 저자에게 던진 질문들이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당신은 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나요?"

"행복한 순간에도 왜 불안을 느끼나요?"

"힘든데도 왜 버티고 있나요?"

나는 과연 나를 사랑하고 있을까? 나도 행복하면서도 불안했던 적이 많았다. 누군가가 내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도,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힘들면서도 버티는 이유를 몰랐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조심스럽거나 감추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나는 힘들다."

"나는 살아가는 게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떡볶이는 먹고 싶다."

이 단순한 문장이 깊이 와닿았다.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붙잡고 싶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게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취미일 수도 있고, 혹은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게 이 책에서는 "떡볶이"였다.

우울과 행복은 공존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행복과 우울이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나는 항상 행복해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우울한 기분이 들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우울해도 괜찮다. 불안해도 괜찮다."

그 말이 나에게 허락이 된 것 같았다. 꼭 기뻐야만 하는 게 아니라, 가끔은 슬퍼도 괜찮고, 힘들어도 괜찮고, 그냥 버티는 것도 괜찮다는 사실이.

책에서 의사 선생님이 해준 말 중 하나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지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세요."

나는 늘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할까?"를 고민했지만, 어쩌면 삶은 원래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항상 행복할 수 없고, 때로는 이유 없이 힘들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버티는 삶도 괜찮다 – 우리의 이야기

책을 덮은 후, 나는 다시 생각했다.

"나는 정말 죽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냥 이 힘든 순간이 사라졌으면 좋겠을까?"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단지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었던 거였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반복된다.

"아, 나도 이런 기분이었는데."

"이 문장, 내 이야기 같다."

"나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그래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나아질 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나도 이렇게 버티고 있어"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 말만으로도 충분했다.

결론: 나를 위로하는 작은 한 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말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삶이 힘들고, 버거운 날들이 많지만, 그래도 우리는 작은 즐거움 하나 때문에 살아간다. 떡볶이 한 접시, 좋아하는 노래, 따뜻한 커피 한 잔, 친구와의 수다 같은 것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제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도 될 것 같았다. 우울한 날이 있어도 괜찮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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